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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9. 22]해골 옆에 쓴 ‘육체’·’영혼’…바스키아가 남긴 ‘지식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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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9. 21]’검은 골반’ 드러나자 탄성…바스키아 425억 명작 드디어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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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과 예술경영의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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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칼럼] 산업혁명 종주국 영국이 ‘멘털 캐피털’에 꽂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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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억압에 저항, 파괴적 창조… 행동하는 예술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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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9)] 상하이 ‘웨스트 번드’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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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8)] 프리즈 아트 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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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7)] 데이비드 호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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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6)] 새로운 미술 생태계를 만드는 하우저&워스 갤러리
[2025. 12.21]”예술전시는 AI 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K-현대미술 세계화할 것”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25년간 韓·歐 오가며 글로벌 전시 현장 설계
관객 밀도·문화 수용도 높은 국내 시장, K컬처 축적으로 글로벌 주목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 [사진: 디지털투데이]
“AI는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내지만 어떤 질문이 유효한지는 판단하지 못합니다. 한국은 그 질문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전시 플랫폼이죠”.
이미지와 음악, 영상까지 생성하는 인공지능(AI)이 일상화하면서 창작의 정의가 흔들리고 있다. 누구나 버튼 하나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 인간의 창조성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이지윤 숨(SUUM)프로젝트 대표는 이 질문의 답을 예술전시에서 찾는다. 그는 25년간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글로벌 전시 현장에서 활동해온 전시 프로듀서이자 큐레이터다. 이 대표는 “창작은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지금 시대에 어떤 질문이 필요한지를 알아채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점에서 보면 최근 글로벌 지식재산권(IP)들이 한국 전시 시장에 주목하는 흐름은 우연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금의 한국을 글로벌 IP가 가장 빠르게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 플랫폼’으로 본다. 전시가 단순한 문화 이벤트를 넘어, 동시대의 질문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실험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AI 시대, 글로벌 IP가 한국을 택한 이유
이 대표는 ‘장 미셸 바스키아 :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전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전시는 회화·드로잉 약 70점과 아티스트 북 153장 등 총 230여점을 소개한다. 작품 보험가액만 약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급 규모다.
바스키아전은 단순한 블록버스터 전시가 아닌, 한국 사회가 어떤 질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라는 판단이다. 이지윤 대표는 “바스키아 전시는 흥행을 목표로 한 이벤트가 아니라, 질문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의 출발점은 의외로 반구대암각화였다. 그는 암각화를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대한민국 땅에 7000년 전에 이렇게 강력한 예술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인간이 남긴 원초적인 선과 상징이 바스키아의 거침없는 시각 언어와 맞닿아 있다는 직관에 3년여 전부터 전시를 기획했다.
이지윤 대표는 이를 두고 “원시 미술과 현대 미술은 단절된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방식에서 통한다”고 설명했다. 바스키아가 거리의 낙서와 기호를 통해 던진 정체성과 권력, 불균형에 대한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며, 오히려 AI 시대에 더 선명해진다는 입장이다.

2025년 ‘장 미셸 바스키아 :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사진: 숨프로젝트]

2025년 ‘장 미셸 바스키아 :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사진: 숨프로젝트]
질문을 받아들이는 토양이 한국에 이미 축적돼 있었다고 봤다. 지금의 K컬처 열풍 역시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현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영화, 음악, 패션, 문학, 미술 같은 언더그라운드의 층위가 차곡차곡 쌓여왔다”며 “대중이 소비하는 K콘텐츠 이전에, 이미 질문을 던져온 문화적 축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생태계의 문제로 설명했다. “누군가가 갑자기 무브먼트를 만드는 건 아니다. 질문이 계속 쌓이다가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으면, 그때 세계가 반응한다”는 것이다. 바스키아전이 한국에서 실험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같은 문화적 축적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관점이다.
또 그는 전시를 단일 이벤트로 보지 않았다. 전시는 투어링과 콘텐츠 확장, 교육 프로그램과 커뮤니티, 기업 협업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플랫폼으로 작동한다는 인식이다. 이지윤 대표는 “기업 협업 역시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동시대의 질문에 참여하는 구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문화 지형 변화의 교차점에 선 한국
이지윤 대표는 이 흐름을 글로벌 문화 권력의 이동과도 연결해 설명했다. 한때 뉴욕과 런던이 중심이던 미술계의 무게중심이 홍콩과 상하이를 거쳐, 최근에는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문화예술의 중심은 늘 자본의 이동과 함께 움직여 왔다”며 “지금은 그 자본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를 단순한 자본 논리로만 보지는 않았다. 그는 “자본이 들어오는 곳에는 질문을 설계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함께 만들어진다”며 “중요한 건 그 자본이 어떤 질문을 허용하느냐”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그 질문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2025 경주 에이펙 정상회담 특별기획전 ‘판타스틱 오디너리’ [사진: 숨프로젝트]

2023년 럭스 서울 순회전 ‘럭스: 시·적·해·상·도’ [사진: 숨프로젝트]

2023년 문화역서울284 협력 전시 ‘헤더윅 스튜디오: 감성을 빚다’ [사진: 숨프로젝트]
이런 변화의 교차점에 지금의 한국이 있다는 설명이다. 서구 중심의 질서가 흔들리고, 아시아와 중동으로 축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글로벌 IP와 동시대 담론이 가장 빠르게 실험되는 공간이 됐다. 그는 “지금 한국에서 전시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질문이 작동하는 방식을 검증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시 환경의 또 다른 강점으로 ‘속도’를 꼽았다. 관객의 반응이 빠르고, 미디어와 산업으로의 확산도 즉각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지윤 대표는 “전시가 하나의 질문을 던졌을 때, 관객·미디어·기업이 동시에 반응하는 구조는 흔치 않다”며 “한국은 그 반응 속도가 유독 빠른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성이 니치마켓…큐레이터에서 전시 프로듀서로
이지윤 대표는 자신의 커리어를 “틈새시장을 선택해온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늘 니치마켓에서 일해왔다”며 “한국 미술은 크지는 않지만, 분명히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말했다.
2003년 런던에서 ‘숨(SUUM) 프로젝트’를 설립한 이후 그는 25년 가까이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현대미술 현장을 연결해왔다.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 등 글로벌 현대 건축·디자인 거장들의 전시를 국내에 소개했다. 한편 백남준·김수자·이불을 비롯해 배찬효·권오상·전준호·신미경·지용호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을 유럽 무대에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2007년 런던 한국문화원 개관전 ‘굿모닝 미스터 백남준’ [사진: 숨프로젝트]

2010년 런던 사치미술관 ‘코리안 아이: 환상적인 일상’ [사진: 숨프로젝트]

2022년 플랫폼엘 최정화 ‘새 생’ 전시 [사진: 숨프로젝트]

2005년 코펜하겐 왕립미술원 샬롯텐보그 한국 현대미술전 ‘서울 언틸 나우!’ [사진: 숨프로젝트]
특히 사치 갤러리에서 열린 ‘코리안 아이: 환상적인 일상’, 덴마크 코펜하겐 샬로텐보르그 미술관에서 기획한 ‘서울 언틸 나우!’ 등은 한국 작가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대신 한국 사회와 도시, 동시대성이 던지는 질문을 서구 담론 안에서 풀어낸 전시로 평가받는다. 이지윤 대표는 이 같은 작업을 두고 “한국 미술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읽힐지를 설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출발점은 유럽 유학 시절이었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아시아인으로 유럽에 있으니까, 내가 더 잘 아는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게 맞겠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후 그의 작업은 한국 미술을 단순히 옮겨 놓는 데서 나아가, 서구 미술 담론 안에서 어떤 질문으로 작동할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확장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재직 시절에는 이불과 김수자 작가의 대형 개인전을 기획했다. 현대자동차 시리즈 등 기관과 기업 협업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전시를 하나의 프로덕션으로 다뤘다. 이 경험을 통해 그는 스스로를 큐레이터가 아닌 ‘전시 프로듀서’로 규정한다.
이지윤 대표는 “전시는 결국 과거의 사유를 현재의 질문으로 번역하고, 그 질문을 미래로 넘기는 구조”라며 “AI가 결과를 대량 생산하는 시대일수록, 어떤 질문을 남길 것인가를 설계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고 강조했다.
손슬기 기자
출처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https://www.digita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