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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6)] 새로운 미술 생태계를 만드는 하우저&워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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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art TALK(19)] 상하이 ‘웨스트 번드’ 르네상스
[이지윤의 ART TALK(19)] Art Renaissance in West Bund Shanghai
아시아 미술의 꽃이 되다 ‘상하이 웨스트번드’ 르네상스
문화와 경제, 정치를 막론하고 이미 세계는 급격한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사회가 이끌었던 미술시장에서 아시아의 약진이 일어난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년간 눈에 띄게 회자되는 아시아의 미술 도시가 있다. 바로 상하이다.
롱뮤지엄 웨스트 번드(Long Museum West Bund) 전경 ⓒThe Long Museum
상하이는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서구에 의한 개항 경험을 간직한 도시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 처음으로 서양인들에 의한 근대화를 이룬 곳이기도 하다. 근래 상하이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 이들이 주도하고 있는 미술시장과 문화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 지난 10년간 개발된 웨스트번드 지역에는 수많은 뮤지엄과 국제 규모의 상업 화랑이 즐비하다. 세계적인 아트페어를 운영하는 중국 미술 경제의 생태계 표본을 만드는 곳이 바로 상하이다. 서구에 밀려 문화의 변방으로 전락했던 중국이 어떻게 이런 놀라운 미술부흥운동을 이끌게 됐을까. 마치 15세기 유럽의 르네상스를 떠올리게 하는 상하이의 문화도시 혁명을 상하이 웨스트번드 프로젝트를 통해 들여다본다.
퐁피두센터 상하이, 중국 미술 부흥의 상징
Mark Bradford 설치 전경 ⓒThe Long Museum
상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빨리 서구 현대미술계와 교류를 시작한 곳이다. 지난 1993년 광주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비엔날레를 개최한 이후, 상하이는 1996년 두 번째로 비엔날레를 시작해 지난해까지 12번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밀레니엄을 기점으로 중국은 많은 스타 미술 작가를 배출해냈다. 2008년 이후로는 국제 미술시장의 30%를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중국 미술의 약진에 상하이 미술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규모 공장을 개조해 비엔날레관으로 변신시킨 상하이 파워스테이션 뮤지엄이나 록 번드 아트 뮤지엄 등에선 이미 내로라하는 전 세계 스타 작가들이 몰려들어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상하이 중심 상권인 번드 지역에 국제적인 갤러리들이 줄지어 문을 열고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현대미술계가 세계 미술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롱 뮤지엄 웨스트번드와 유즈 뮤지엄 등 대규모 사립미술관이 자리 잡은 웨스트번드 지역은 가디언과 뉴욕타임스 같은 서구 언론도 주목하는 핫플레이스다. 이 구역은 WBCC(West Bund Cultural Corridor, 웨스트번드 문화거리)의 일환으로 상하이 정부가 깊이 관여해 문화특구로 개발되고 있다.
오는 11월을 기점으로 상하이는 어쩌면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의 메카로서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할 것 같다. 웨스트번드 지역에 퐁피두센터 분관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수많은 도시 중 서구사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퐁피두의 미술컬렉션 분관이 들어서는 것은 상하이가 최초다. 이는 상하이가 단순한 문화 도시의 이미지를 넘어 문화 리더십까지 확보한 아시아 첫 도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 유명 미술관의 아시아 분관 개관에 호들갑을 떤다며 문화사대주의라는 비판을 던질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술 수집품(컬렉션)의 역사가 매우 짧은 아시아 아트 뮤지엄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퍼블릭 미술관이 미래 신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상하이 웨스트번드 개발그룹이 파리 퐁피두센터와 협업하여 유치한 이 뮤지엄은 영국 건축가인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디자인을 맡은 웨스트번드 미술관 내에 자리할 예정이다.
쉬후이구의 수장인 팡 시종(Fang Shizhong)은 인터뷰에서 퐁피두센터에서 대여한 작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중국 동시대 미술을 함께 조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실 상하이의 퐁피두센터 유치는 이미 지난 2007년에 한 차례 시도된 바 있다. 당시 2010년 개장을 목표로 루완 지구에 전초기지를 설립하려는 논의가 상당히 진행되었으나, 프랑스 문화부의 섣부른 발표가 중국 정부의 동요를 일으켰고, 결국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10여 년 만에 다시 웨스트번드 프로젝트로 개관하게 된 것이다. 오는 전시에는 파리 퐁피두센터가 소장한 피카소와 마르셀 뒤샹 등 1906~1977년 사이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웨스트번드 문화거리(WBCC: West Bund Cultural Corridor) 프로젝트
롱 뮤지엄 웨스트번드(Long Museum West Bund) ⓒThe Long Museum
퐁피두센터 유치로 빛을 발하게 된 웨스트번드 문화거리는 상하이시 정부가 역점을 둔 지역 재개발 프로젝트다. 웨스트번드 지역은 역사적으로 교통·물류·생산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 개막과 동시에 ‘황푸강 종합개발계획’을 시행하면서 2010년 들어 대부분의 공장과 지방공항을 폐쇄했다. 웨스트번드 프로젝트는 이렇게 폐허가 되다시피 한 산업지대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시작됐다. 이제까지 접근조차 어려웠던 공간을 지역 주민들이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상하이를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변신시킨 것이다.
상하이시 정부는 물론이고 중국 대부분의 지방자치구에선 관 주도의 문화정책이 일반적이다. 민간의 영역이 훨씬 큰 서구와 대비돼 매우 흥미롭다. 중국은 2009년 국무회의에서 문화를 ‘전략 산업’ 수준으로 격상하면서 2011~2015년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문화산업을 중국 국내총생산의 최소 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기둥 산업’으로 키울 것이 제안된 것이다(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 2010).
이 같은 결정은 지금까지 고수해온 중국의 문화정책을 생각했을 때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한때 문화혁명으로 상징되는 이데올로기에 천착했던 중국이 문화산업으로 GDP의 5%를 창출하겠다는 개혁적 사고로 전환한 역사적 의의를 지니기 때문이다.
상하이시는 중국 정부의 5개년 계획에 따라 쉬후이 지구(Xuhui district)에 이어 웨스트번드 문화거리 조성에 나섰다. 도시 브랜딩과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전략 중 하나도 ‘예술과 문화를 통한 개척’으로 명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하이의 도시 개발 프로젝트가 여느 도시개발 사례와 다른 점은 부동산 개발업자가 아니라 메가 컬렉터들이 중심이 되어 주도했다는 점이다.
2012년 상하이 푸동을 시작으로 2014년 웨스트번드, 이후 충칭관과 후베이 우한관 개관까지, 상하이는 앞으로 뮤지엄 20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롱 뮤지엄(Long Museum)은 중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현대미술 컬렉터의 스케일과 비전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중국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상하이 대부호 류이첸과 왕웨이 부부가 설립한 롱 뮤지엄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큐모가 큰 사립 미술관이다. 이들은 롱 뮤지엄 웨스트번드를 개관하기 전에 다년간 모은 광대한 컬렉션을 전시하기 위해 상하이에서 큰 공간을 찾고 있었다. 이때 쉬후이 지역의 지도자들은 지난 20세기에 바지선에서 석탄을 싣고 내리던 부두를 끼고 있는 웨스트번드 강변을 직접 제안했다. 이렇게 관청의 적극적인 주도와 프라이빗 컬렉터의 참여로 만들어진 롱 뮤지엄 웨스트번드는 3만3000㎡ 면적에 최대 1만6000㎡에 이르는 전시 공간을 갖추게 됐다. 류이첸 부부는 2년간 1억 달러 이상을 들여 모은 현대미술품을 선보였다.
민관이 함께 만드는 미술 생태계
상하이 포토페어 Utopia전에 참가한 백승우 사진작가의 아티스트토크 전경 ⓒSUUM
롱 뮤지엄과 더불어 이 지역 개발 초기에 미래 비전을 보여준 미술관은 유즈 뮤지엄(Yuz Museum)이다.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대규모 설치미술인 모리조 카탈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유즈 뮤지엄은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터이자 중국 현대미술 컬렉터로 잘 알려진 부디텍이 세운 미술관이다. 막대한 규모의 전시 공간을 보며 ‘여기가 바로 중국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초대형 뮤지엄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알베르토 자코메티, 카탈란 기획의 구찌전 등 이곳에서 열린 대규모 전시회는 중국 내 어떤 미술관보다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 바 있다. 또 부디텍은 미국 LA에 있는 라크마와 협업해 컬렉션을 공유하고 순회하는 방식의 참신한 경영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문을 연 탱크 상하이(Tank Shanghai)도 새롭게 떠오른다. 탱크 상하이 부지는 원래 1917년 건립된 중국 최초의 대형 공항인 룽화공항의 일부로, 연료 공급용 오일탱크 5개와 소방용풀, 부두 같은 시설을 갖추고 있던 자리였다. 중국에서 떠오르는 컬렉터인 차오 지빙(Qiao Zhibing)에 의해 재발견된 이 단지는 6만㎡에 달하는 광대한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중국의 유명한 현대미술 컬렉터인 차오 지빙은 2006년부터 중국 및 국제 현대미술을 모으기 시작했다. 광범위한 비전과 모험정신으로 동시대성과 국제성, 다양성을 담은 작품들을 수집하고 있다. 또 그는 다양한 작가를 후원하고 전시하는 데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차오 스페이스(Qiao Space)를 설립하여 중국 내 어느 미술관보다 혁신적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미술을 통한 상하이의 문화 르네상스는 불과 지난 10여 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혹자는 건물만 들어설 뿐 내용은 없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는 오해다. 중국 미술관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이 단지 미술관 구축에만 열을 올리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미술관이 새로이 들어서는 만큼, 상하이는 국제적인 갤러리와 컬렉터들이 함께 발전하고 있다. 여러 갤러리를 중심으로 상하이 포토 페어, 아트 21, 웨스트번드 등 다양한 주요 국제 아트 행사가 이미 자리 잡았다. 즉 예술가, 딜러, 컬렉터, 새로운 큐레이터가 운영하는 미술산업의 에코시스템이 함께 성장한다는 점 자체가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물론 미술관이 들어선다 해도 경제적으로 고달픈 작가들은 여전하고, 미술시장만 비대해지면서 과도한 상업화의 부작용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와 미술 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중국의 성장을 보고 있으면, 한국의 미술 생태계에 대한 비평적 인식이 더욱 확대돼야 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숨이 기획한 상하이 포토페어 Utopia전에 참가한 백승우 사진작가의 작품 ⓒSUUM
탱크 상하이(TANK Shanghai)는 버려진 오일탱크를 광대한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TANK Shanghai
출처: 코리아 포브스 2019. 10. 01





